장곡 세렝게티

 

“그래서?”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때가 있다. 앞차에 붙은 ‘까칠한 아이가 타고 있어요’ 등 스티커도 그렇다. “그래서 어쩌라고, 아이가 타고 있으면 당신이 똑바로 해야지, 조심스레 차를 몰고, 위반도 하지 말고, 아이가 배우니 욕도 하지 말고, 뒤에 있는 내가 어쩌라고?”

야생들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는 현수막도 “어쩌라고”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. 그래서 이곳에 오지 말라든가, 몽둥이를 하나씩 갖고 다니라든가, 후루라기를 불면 관리자가 가겠다든가, 어째야 될지를 모르겠다.

몇 년 되긴 했는데, 자전거다리 막 넘어서는데, 고라니로 추정되는 동물의 비명소리가 갯골을 찢는다. 얼핏 보니 점잖은 백구 한 마리가 덤불 사이로 보인다. 세렝게티가 따로 없다는 생각에 오싹해졌다. 바라지교인지 뭔지, 다리를 넘어 버드나무 쪽으로 가다가 왼쪽 들판에 개 서너 마리가 우리 쪽을 쳐다보면 앉은 것도 보았다. 그래서 어째야 할까?

장곡타임즈 편집국 기자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