낮은소리, 편집실에서
인생도 그렇고, 신문도 그렇고, 해야 할 일을 안 해서 일이 생기기보다, 안 해야 할 일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고, 품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. 내가 본 세상은 그랬다. 어느 인터넷신문 편집일을 하며 주위의 많은 요구를 받는다. 무엇을 빼 달라는 것보다, 더 넣어 달라는 요구가 대다수다. 좀 더 잘나 보이게 해 달라는 외부 필자들의 요구, 조회수를 더 높이려는 내부의 요구들이다. 종이로 발행되던 장곡타임즈를 인터넷으로 전환하면서 바라는 것은, 이 매체는 정갈하고 자제하고 깔끔했으면 좋겠다. 종이 신문보다, 공간이 무척 넓어 보이는 인터넷이라 하더라도 장황하게 말하지 않고, 단어 하나에 느낌이 실리는 간결함이 좋겠다. 손에 잡히는 뭐가 없으니, 종이신문이 늘 생각나기는 한다. 그래도 빠르게, 쉽게 기사를 올릴 수 있는 경쾌함을 즐겨야 한다. 이십사년 유월 /주영경